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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사목교서

"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 
- 사랑은 새로운 복음화의 열매 -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루카 10,37)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성령께서 주시는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교구는 2012년 10월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선포하신 ‘신앙의 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복음화를 위하여 허약한 신앙을 튼튼하게 다지는 노력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노력은 신앙의 강화와 성장을 위하여 다섯 가지 사목 목표를 세워 매년 하나씩 실천하는 것이었습니다. 곧 ‘말씀으로 시작되는 신앙’, ‘기도로 자라나는 신앙’, ‘교회의 가르침으로 다져지는 신앙’, ‘미사로 하나되는 신앙’, ‘사랑으로 열매 맺는 신앙’이 그것입니다. 올해는 그 마지막 해로서 지금까지 다져온 신앙에 기초하여 우리 교구 전체가 사랑으로 열매를 맺는 삶을 실현하기를 기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넘치는 사랑으로 마치 친구를 대하시듯이 인간에게 말씀하시고 인간과 사귀시며 당신과 친교를 이루도록”1) 우리를 부르십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이런 하느님의 부르심에 합당하게 응답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초대에 합당하게 응답하려면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 안에 머물면서 그분 사랑을 닮아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
를 사랑하셨다는 것’(1요한 4,19 참조)을 깨닫고, 체험하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세상에 전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지난 4년 동안 하느님의 말씀과 기도, 교회의 가르침과 미사 전례에 중점을 두고서 신앙의 기초를 튼튼하게 다져온 것은 하느님의 사랑을 더욱 깊이 깨닫고, 체험하고, 머무르기 위함이었습니다. 이제 더욱 다져진 우리의 신앙을 토대로 하느님의 사랑에 응답하여 사랑의 열매를 맺는 삶을 살아가야겠습니다.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 성인의 말씀처럼 “삶의 시작은 믿음이고, 완성은 사랑”2)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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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계시헌장」 2항.
2) 이냐시오스, 「일곱 편지」, 분도출판사, 2000. 39쪽.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일생을 온전히 하느님 아버지와의 일치 안에서 사랑을 전하면서 사셨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삶을 본받아 사도 바오로는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갈라5,6)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사도 야고보 역시 “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것”(야고 2,17)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사랑이 없는 믿음은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하고, 믿음이 없는 사랑은 끊임없이 의심에 좌우되는 감정에 불과”3)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믿음에 기초한 사랑의 삶, 사랑으로 드러나는 믿음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스도 신자답게 살려면, 먼저 우리를 사랑해주신 하느님의 초대에 응답하여 성실하게 이웃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4) 매일의 삶 속에서 하느님의 초대에 응답하려고 노력합시다. 이를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보여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배우고, 묵상하며, 체험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가 사랑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삶에 새로운 시야와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한 사건, 한 사람을 만나는 것”5), 곧 예수님과의 친밀한 만남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교황 프란치스코도 “모든 그리스도인이, 어디에 있든 바로 지금 이 순간 새롭게 예수 그리스도와 인격적으로 만나도록, 그렇지 않으면 적어도 그분과 만나려는 마음, 날마다 끊임없이 그분을 찾으려는 열린 마음”6)을 가지라고 권고하십니다.


  성경 말씀과 기도, 성사를 통해 그리스도를 진정으로 만나는 사람은 그분을 더욱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랑으로 변화되어 이웃을 사랑하게 됩니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계명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의 계명을 이루며 서로 성장과 성숙을 불러일으킵니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은 이웃 사랑으로 드러나며 또 이웃 사랑은 우리를 하느님께 대한 더 깊은 사랑으로 이끌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과학 기술의 엄청난 발전에도 불구하고 육체적·영적 가난으로 고통에 처한 수 많은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바로 이들에게 우리가 받은 하느님의 사랑을 전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육체적 차원은 물론 영적 차원에서도 실천되어야 합니다. ‘배고픈 이, 목마른 이, 헐벗은 이, 나그네 된 이, 병든 이, 감옥에 갇힌 이들의 힘이 되어 주고, 죽은 이들을 장사지내 주어야겠습니다. 또한 의심하는 이에게 조언하고, 모르는 이에게 가르쳐 주며, 죄인을 꾸짖고, 상처받은 이를 위로하며, 모욕한 자를 용서해 주고, 우리를 괴롭히는 자를 인내로이 견디며, 산이와 죽은 이들을 위하여 기도할 수 있어야겠습니다.’7)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라고 묻는 율법 교사에게 예수님께서는 길에서 강도를 만나 죽어가는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루카 10,29-37 참조)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아무 상관없지만 지금 이 순간 고통 받는이들까지도 사랑해야한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함께 아파하며, 눈물을 흘리고, 손
을 잡아 일으켜 세우면서 보여주신 사랑의 삶을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루카 10,37)고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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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교황 베네딕토 16세, 자의 교서 「믿음의 문」 14항.
4) 참조 : 마르 12,29-31.
5) 교황 베네딕토 16세,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1항.
6) 교황 프란치스코,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3항.
7) 참조 : 「가톨릭교회 교리서」 2447항.


  당신 사랑 안에로 우리를 초대하시는 하느님은 우리가 당신의 사랑을 이웃에게 전하기를 바라십니다. 우리가 체험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야말로 믿음의 완성입니다. 그러므로 각 본당과 기관에서는 자신의 삶에서 하느님 사랑을 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들을 숙고하고 실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본당에서의 소공동체 모임이 이러한 사랑의 실천을 위한 도구로 써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사제 여러분, 착한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신 길을 따라가도록 노력합시다. 사제로 불림을 받은 것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 백성의 선익과 구원을 위해서입니다. 사목 현장에서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돌보도록 합시다. 특히 각자의 자리에서 만나게 되는 육체적·영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남녀 봉헌 생활자 여러분, 봉헌 생활 안에서 체험하는 하느님의 사랑과 복음의 기쁨을 교회와 세상에 드러내는 삶을 살아가도록 합시다. 관상 생활이든 사도적 생활이든 여러분의 고유한 카리스마를 통하여 “복음을 선포하고 일치와 성덕과 사랑 안에서 하느님의 백성을 건설하는 사명에 열정을 지닌 이들”8)이 되도록 노력하여 주십시오.


  신자 여러분, 그리스도인은 누구나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가정 공동체와 본당 공동체 안에서 사랑을 배우고 성장시켜가 야겠습니다.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올바르게 유지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며 신앙의 여정을 함께 걸어가는 가정과 본당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작은 숯불 조각들이 모여 온기와 빛을 주는 하나의 커다란 숯불이 되듯 각자는 가정 공동체 안에서, 가정은 본당 공동체 안에서 하느님 사랑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또한 하느님의 사랑을 중심에 둔 공동체는 자신이 살아가는 학교, 직장, 사회 안에서 사랑을 증거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세상 안에서 ‘그리스도인 답게’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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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교황 프란치스코, 한국 수도 공동체들과의 만남에서 한 연설(2014.8.16)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올 한 해 하느님의 말씀을 더 깊이 묵상하고, 기도로 그분의 뜻을 더 헤아리며, 교회의 가르침 안에서 그분의 삶을 더 배우고, 미사 전례 안에서 그분의 사랑을 더 깨닫고 체험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그 하느님의 사랑으로 ‘사랑의 열매를 맺는 신앙’을 살아 가도록 합시다.


 온 삶을 통해 하느님 사랑을 보여주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피로써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한 한국의 모든 순교 성인들과 복자들,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017년 대림절에